그라니트 블루 색상은 지금까지 구매해본 적 없는 색상이어서 맘에들고, 코트길이여서 타이트한 안다르 레깅스와 입어도 민망한 부분을 가려주니까 좋다.

하지만 (요즘엔 아무리 타이트한 핏으로 많이들 입는다고 하지만 얇은 옷을 여러겹으로 layered해서 입을 수도 있는) 겨울상의를 감안해서 여유있게 입고싶은 생각에 한치수 큰 4size를 주문했는데도, 실제로 입어보니 (작진 않지만) 너무 딱맞는 핏이었다. 2size를 주문했다간 큰일날 뻔했다. 이래서야 두툼한 재질의 스웨터 류는 아예 입기 힘들고, 얇은 스웨터를 여러겹 겹쳐입기도 불가능하다.

또한, 옷을 입어보려고 꺼내자마자 털이 풀풀 날리는 것도 맘에 안든다. 평소에 (야생)동물을 사랑하고 양털을 깎을 때 양이 얼마나 고통을 겪는지 잘알기에 일부러 양털플리스 대신 보아플리스(보아털은 합성섬유여서 동물의 천연털이 아니지만 보온성이 매우 좋음)를 골랐는데, 제대로 입어보기도 전에 벌써 털빠짐 현상이 생기다니 어이가 없다.

가볍게 만드는 데만 급급해서인지 털이 가늘고 촘촘하긴커녕 굵다랗고 듬성듬성하게 붙어있어서 더 그런 것같다. 솔직히 이건 유니클로 플리스만도 못하다. 내가 작년 이맘때 큰맘먹고 백화점에서 구매한 모 해외 스포츠브랜드의 15만원짜리 보아퍼(fur) 후드코트(털이 미세하고 촘촘하면서도 두껍게 박혀있음)는 믿을 수 없을만큼 따뜻해서 영하 7~8°이상 내려가는 한겨울에도 거뜬히 입고다닐 수 있기에, 오리나 거위털을 채운 패딩보다 더 보온성이 뛰어나서 겨우내 그것만 입고다녔을 정도였다.

같은 보아퍼인데 어떻게 이 정도로 차이가 나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가격차도 2배 정도 나는 건가? 내가 샀던 15만원짜리 보아퍼 코트에 비해 반값밖에 안 되지만, 상품의 품질을 생각하면 솔직히 이 가격을 주고 구매한 것도 아깝고 가성비 떨어진다.

가볍고 얇은 대신 얼마나 보온성이 좋을진 앞으로 영하의 날씨에 직접 입고 다녀봐야만 알겠지만, 방한복 전문회사(또는 내 경험상 신뢰할만한 브랜드)가 아닌 곳에서 만든 겨울코트류는 앞으론 구매하지 않을 거다.